중앙건설거래소015110

2004.10.1

“중소형 건설사는 서럽다.”

작성자 : 서울대 투자연구회, 경제학부 4학년 박성빈, usfk2id@hotmail.com

2004년 2학기 SESSION 1, TEAM 4 (박성빈, 김현주, 김대현, 윤태환, 김성은)

건설업

건설업은 여타 제조업과 구분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압축해서 표현하면 ‘불확실성’

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높은 부채비율을 유지하는 사업구조, 정부정책 및 경기에

민감한 영업환경, 독특한 수주시스템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수주 한 번으로

몇 년간 매출과 이익이 인식되기 때문에 경기변동에 후행하는 성격을 지닌다.

따라서 경기가 극심하게 위축될 경우, 신규 수주에 어려움을 겪을 수는 있으나 갑자기

매출과 이익이 급격히 줄어들지는 않는다.

과거에 고성장기 동안 건설업은 땅 짚고 헤엄치기 식의 영업을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전국 곳곳에 건설할 물량은 넘쳐났고, 품질이나 수익성에 대한 고민 없이

마구잡이로 사업이 이루어졌다. 건설업에 대해서 ‘3년 벌어 10년을 먹고산다’는 말이

통할 정도로 도박적인 분위기가 팽배하게 되었다.

주식시장에서도 건설업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그러다 보니 지금 돌이켜보면 터무니

없는 고평가가 아무렇지도 않게 이루어지곤 했다. 이 와중에 많은 사람들이 건설주

때문에 울고 웃고 했을 것이다.

이러다가 IMF가 건설업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놓게 된다. 그전까지만 해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었던 엄청난 부채비율이 유명한 건설업체를 순식간에 무너뜨렸고, 방만한 회계

처리가 드러나면서 건설업체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게 되었다.

거대한 제국 같았던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대형건설사들이 무너지는 모습은 너무나

충격적 이었다. (이들의 경우 재기에 성공해서 현재는 다시 날아오르고 있다.)

IMF를 극복하는 와중에, 정부는 정책적으로 건설경기를 부양시켰고, 방만한 경영의

위험성을 호되게 경험한 건설업체들은 내실 경영 쪽으로 가닥을 잡고 살아나기 시작했다.

정부의 정책과 기업들의 각고의 노력으로 건설업은 국가 경제의 기반 산업으로서 건실한

모습을 새로이 만들어 가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 마음 속 깊이 자리잡은 건설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쉽게 치유되지

않고 있다. 각종 지표들이 개선되고 있으며, 투명한 회계처리가 자리잡아가고 있지만

솥뚜껑보고 놀란 가슴은 여전히 얼어있는 것이다. 그나마 2004년에 들어서 워크아웃에서

벗어난 기업들, 그 중에서 특히 대형 건설사들이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6월 이후 높은 주가

상승을 경험했다.

업종 대표주가 대접 받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나, 이런 대형주들에 대한 관심 속에서 중소형

건설사는 소외되었다는 것이 중앙건설을 살펴보게 된 계기이다.

중앙건설은…

중앙건설은 아파트 건설부문이 주력 사업인 중소형 건설업체이다. 자체 브랜드로는 잘 알려진

‘하이츠’가 있으며, 도급순위 50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1등급 건설업체이다.

(용어설명/도급 : 타인의 발주에 의해 약정된 공사를 완성하고 그 대가를 지불받는 사업을 말한다.

자체공사는 사업의 이익을 고스란히 남길 수 있지만, 도급공사는 발주자와 나누는 방식이기 때문에

이익률이 낮을 수 밖에 없다. RISK의 측면에서는 당연히 자체공사가 위험이 높다. 사업실패의 손해

를 혼자서 떠안기 때문이다.)

다음 표는 2004년 현재 매출 구성과 시공능력 평가 자료이다.

1등 기업이 강조되는 세상에 50위권이라는 것은 얼핏 매우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한 두 개

대기업이 전국의 모든 건설현장을 독점하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맞지 않는다. 건설업은 공장에서

대량 생산을 통해 전국을 커버할 수 있는 제조업과는 다르다. 업계 도급순위 46위 기업의 작년도

매출액이 3346억원 이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라!

영업현황

2003년 말부터 추진된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대책으로 인해서 건설경기가 위축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또한 주택건설 택지의 부족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중앙건설의 경우, 해외사업이 전무

하고 주택부문에 역량이 집중되어 있어 현재의 경기위축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있다고 해도 과

언이 아니다.

위축된 경기 속에서 안정적인 영업 활동이 가능할지 살펴보기 위해 수주잔량 및, 2004년도 수주

실적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수주잔량(2004.10.1현재)	7328억원
2004년 수주실적(2004.1.1~2004.10.1)	2811억원

2004년 10월 1일 현재 수주잔량은 2003년 매출액 기준으로 2.2년치이다. 건설업계 평균이 2.8년

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중앙건설의 불안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건설경기가 불황인 와중에

2004년 10월 1일까지의 수주액이 2003년 매출액에 근접하는 2811억원이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불안을 불식시킬 수 있다. 2004년 수주실적을 통해 중앙건설이 업계에서 인정받는 기업임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앞으로의 영업에 관해서 회사측에 알아본 결과, 건설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서 상대적으로 위험이

큰 자체공사 비중을 줄이고, 도급공사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이익률은 떨어질

전망이다. 자체공사 아파트가 이익률이 큰 반면 도급공사는 발주사와 이익을 나누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경기 대응책의 일환으로 SOC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2~3건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규모나 자세한 것은 알아낼 수 없었음.)

정부정책에 의한 건설경기 위축은 중앙건설을 포함한 건설업계 전반에 악재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정부정책에 의해 건설경기가 다시 살아나지 않겠는가? 따라서 중앙건설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임이 틀림없다면, 단기적인 건설 업황에 너무 연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재무

구조가 좋지 않은 대형 건설사의 경우 대형사업에 발이 묶여서 유동성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더 높다.

회사측에 확인해본 결과, 건설경기 침체에 대응하는 모습 등에서 보수적인 경영 방침을 읽을 수 있었다.

2004년도 수주 실적을 살펴보면 과거에 비해 관급공사 수주가 거의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최근

관급공사 수주경쟁이 치열하여 수익성이 크게 훼손되었기 때문에 중앙건설은 수익성이 없는 사업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 하에 발을 뺀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실적 전망

2004년 상반기 중앙건설의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 2183억원에 반기순이익 157억원을 기록했다.

2003년 한해 동안의 매출이 3335억원, 당기순이익이 262억원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훌륭한 실적

이라고 할 수 있다.

상반기 실적이 이렇게 훌륭했던 이유는 2~3년전 수주한 아파트 공사가 마무리 되면서 매출이

늘어난 것 이라고 한다. 특히 서울 강남권 아파트 비중이 많았던 영향이 컸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상반기의 실적은 특별히 좋은 실적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상반기 실적의 내용에 대한 고려와 건설경기 위축이라는 악재를 감안하여 2004년 당기순이익을

보수적으로 작년 수준과 비슷한 정도인 260억원 선으로 예측할 수 있다. (정확한 수치는 기업측에서

공개하지 않음.)

2005년 이후에 대해서 언급하자면, 수주잔량은 약간 부족한 느낌이지만 금년도 수주실적이

좋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건설경기 위축에 별 무리없이 대응할 수 있을 듯 하다.

불신을 버리자

2003년 실적기준으로 2004년 10월 1일 현재 중앙건설의 PER는 1.44에 불과하다. 여기서 PER

1.44의 의미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이 정도의 PER는 당장 망해도 이상

할 게 없는 기업에나 합당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나마도 2004년 6월 이후 20% 정도 주가가

상승했는데도 이 지경이다.

이것은 비단 중앙건설만의 문제는 아니다. 한국 증시에는 이러한 기업들이 꽤 많이 존재한다.

중소형 건설사들 중에 특히 많다. 엄청난 이익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동양고속건설이나, 안정적인

재무상태가 강점인 계룡건설의 PER 역시 1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중앙건설과 같은 중소형 건설사가 이처럼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1. 시가총액이 작기 때문에 기관이나 외국인의 접근이 어렵다.

à이것은 중소형 건설사의 어쩔 수 없는 한계이다. 주식에 대한 수요가 부족하기 때문에

가격이 상승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2. 기술이나 자본력이 뒤쳐지기 때문에 대형사에 비해 성장성이 떨어지고
국내 경기에 민감하다.

à대형사의 경우 해외진출이나 고부가가치 사업을 통한 성장의 여지가 보다 큰 것이 사실이다.

또한 해외사업의 비중이 큰 경우 국내 경기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3. 언제 망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팽배해 있다.

à우리는 IMF를 겪으면서 수많은 건설사의 부도를 지켜보았다. 그러면서 건설업에 대한
불신이 생겼고, 중앙건설과 같은 중소형 건설사에 대해서는 더욱 불안하게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1번, 2번 이유에 대해서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중소형 건설사인 중앙건설이 대형사에 비해

싸게 거래되는 것은 억울하지 않다. 하지만, 3번 이유만큼은 시장의 오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중앙

건설은 PER 1.44에 불과할 만큼 위험한 기업이 아니다. (동양고속건설이나 계룡건설과 같은 다른

기업들도 함께 보면 더 좋겠지만 여건상 중앙건설만 살펴보도록 하겠다.)

중앙건설이 안전한 기업임은 다년간의 시계열 자료를 통해서 파악할 수 있다. 사람에 대한 신뢰가

하루 아침에 쌓이는 것이 아니듯, 기업도 그동안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였다면 일단 믿어도 좋을

것이다.

우선 업계평균과 중앙건설의 이익률을 비교하여, 중앙건설의 경쟁력을 파악해보자.

1994년부터 2003년까지 영업이익률, 경상이익률, 순이익률 모두 대체로 중앙건설이 업계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1997년 이후로는 계속적으로 업계평균보다 우위에 있다. 자체공사의 비중이 높은

것이 근본적인 이유이겠지만, 수익성 위주의 사업에만 집중하는 보수적인 경영의 성과라고 볼 수도 있다.

1997년 이후 매출액 증가추이를 살펴보면, 중앙건설의 매출액 증가비율이 업계평균을 상회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은 중앙건설이 IMF 이후 살아남은 건실한 기업임을 의미한다.

이 같은 업계평균과의 비교를 통해 중앙건설이 수익성 위주의 내실있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업계평균과의 비교에서 뿐만 아니라 비슷한 사이즈의 중소형 건설사와 비교해도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중앙건설은 그동안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다만 2001년 이후로 매출액 성장세가 꺽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것은 98~01 사이의 성장세가 비정상적으로 높았기 때문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이익률은 97년에만 유일하게 마이너스였고, 그 외에는 꾸준한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97년 이후로 이익

률이 개선되는 추세라는 점이 돋보인다.(물론, 이것은 건설업계 전반의 추세이기도 하다.)

단기차입금이 99년 이후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그만큼 부도위험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부채비율은 98년 이후 꾸준히 개선되어서 현재 186% 정도이다. 업계 평균인 171% 보다는 높지만,

건설업의 특성상 수익성 있는 사업을 꾸준히 하고 있는 중앙건설과 같은 기업에게 이 정도의 부채비율은

크게 문제될 것 없다고 본다.

중앙건설의 부채문제에 대해서 좀 더 언급하자면, 절대적인 규모나 부채비율 모두 업계 평균보다 많은

편이지만 부채규모에 부담을 느끼지 않고 현금확보의 중요성 때문에 부채 상환에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자금조달 방법에 있어서 은행대출을 선호하는 이유는 사채 발행의 실익이 별로 없기 때문이며, 타

건설업체보다 다소 낮은 이자율 7%중반 수준의 부채만 존재하는 상황이다. (건설업체의 경우 제조업체보다

높은 이자율을 적용받는다.) ROE가 대출금리보다 높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것은 없을 것으로 본다.

이자보상배율이 IMF 이전보다 크게 개선 되었다.

최근,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양호하고, 현금보유상황도 개선되었다.

IMF 이후, 20% 이상의 높은 ROE를 유지해왔다.

99년 이후로는 꾸준히 배당금을 상향 지급하고 있다. 배당성향은 15%이하로서 무리없는 수준이며, 2004년

10월 1일 종가기준으로 10.5%라는 매우 만족스러운 시가배당률을 보여주고 있다. 기업측에 문의한 결과,

여건이 되는 한 배당을 줄일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판단된다.

IMF이후, 재무구조와 실적은 개선되는 반면 시가총액은 줄어드는 모습을 보인다. 다만, 2004년 6월 이후

20%정도의 주가상승을 통해서 10월 1일 종가기준 시가총액은 377억원 이다. (흥미로운 것은 IMF이전과

이후의 PER추이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에 의해 PER란 개념이 소개되기 전에는 벤쳐기업에나 적용될 PER가

중앙건설에도 적용되곤 했다.)

변화는 온다.

건설업은 극심한 시장 변화가 일어나는 첨단 벤처 업종이 아니다. 따라서 그동안 꾸준히 내실있는 경영을

해온 기업이 단시일 안에 무너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더욱이 부실경영이 횡행했던 건설업에서 IMF라는 위기를

아무런 문제없이 잘 해쳐나간 중앙건설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중앙건설은 참 재미없는 기업이다. 건설업종 내에서도 특히 재미가 없다. 좋은 자회사가 있는 것도 아니고,

폭발적인 성장성이 있는 것도 아니다. 매출도 최첨단 건축물 보다는 아파트 건설에 집중되어 있다. 게다가

대기업들이 ‘I PARK’, ‘e 편한세상’, ‘레미안’ 등 세련된 고급 브랜드를 런칭하는 동안 ‘중앙 하이츠’라는 옛날

브랜드로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주택 건설경기 위축으로 앞으로의 영업이 불투명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앞서 시계열 자료로서 확인한 것은 무엇인가?

중앙건설의 업력은 신뢰로 가득 차 있다. 불투명한 미래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저력이 있는 기업이라는 말이다.

이제 PER 1.44라는 수치가 합당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여러분의 몫이다.

주식시장에서 영원한 저평가란 없다는 것이 개인적인 믿음이다. 과거에 건설업체에 대한 과도한 관심이 문제

였듯이, 현재는 과도한 불신이 문제일 뿐이다. 한국의 주식시장은 달라지고 있다. 주가 아저씨는 여전히 변덕을

부리겠지만 크게, 그리고 멀리보면 좀 더 합리적인 가격이 매겨지는 곳으로 바뀌고 있다.

다른 투자자들이 고정관념을 가지고 어떤 기업을 바라보고 있다면, 그 고정관념이 과연 합당한 것인지 생각해보자.

만약 합당하지 않다면, 그곳에 기회가 있다.

물론 단기적으로 중소형 건설주에 대한 평가가 급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10% 이상의 배당 수익률은

지루함을 달래준다.

이제, 신뢰가 생겼다면 시장이 당장 망할지도 모른다고 믿고 있는 지금이 기회이다. 보다 매력적인 투자대상이

없다면 중앙건설을 비롯한 중소형 건설주에 투자하자. 은행 예금보다는 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