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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헌
(Homepage) |
2003-03-16 09:52: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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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 위치한 Franklin Templeton Investments 사무실에서 Chief Investment Officer 이신 오성식 상무님과 나눈 인터뷰 내용입니다.
1. 템플턴 투신운용의 경우, 장기투자, 또는 bottom-up 방식의 투자에 대한 강한 소신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점은 서울대투자연구회의 성격과도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투자 방법 중에서 이러한 방식의 투자 원칙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 분석 방법에는 기본적 분석, 기술적 분석, cap 분석, 매크로 분석 등 수 없이 많은 방법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들은 각각 장단점이 있으며, 어느 한가지의 방법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도 기술적 분석이나 감(feel)에 의한 분석을 무시하고 싶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떠한 방법인가하는 문제가 아니고, 그 한가지 집중된 원칙을 얼만큼 잘 구현할 수 있나하는 것 입니다.
단지 오랜 실무 경험으로 보아, 기업의 내재 가치에 주가가 수렴한다는 신념이 가장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내재가치에 집중하지 않을 경우는 결국 전반적인 시장의 상황을 읽어내고 맞추어야 합니다. 시장의 연속적인 변화를 계속 맞추어 낼 수 있다면, 여타의 분석 Tool도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수년 이상 계속 장을 읽어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내재가치에 의한 투자가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2. 서울대투자연구회의 경우에는 투자철학을 강조하고 활동합니다. 이와 같은 비영리 동아리나 개인이라면 몰라도 투신운용에 있어서도 투자 철학이 필요한지 궁금합니다..
- 언급했듯이, 철학 이전에 가치투자가 현실적으로 더 우월한 부분이 있습니다. 즉, 가치투자가 수익성에 있어서도 안정적이고 우월하다고 믿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현실적인 이유에서도 내재가치에 근거해 투자한다는 철학은 중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회사 입장에서도, 단지 돈을 위탁받아 고객의 요구에 휘둘리는 것 보다는, 경영진, 주주, 고객이 삼위일체가 되어 하나의 원칙(철학)을 밀고 나가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철학과 문화가 필수적이기에, 템플턴에서는 고객에 대한 투자 교육(마케팅)에도 많은 비중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처럼 원칙이 뚜렷한 외국 회사가 일하기가 편한 면이 있다고 봅니다.
3. 가치투자는 저평가된 기업을 발굴하여 저가에 매수하고, 시장에서 그 가치가 인정받은 후에 적정가에서 매도하게 됩니다. 하지만 시장의 효율성이라는 면에서 생각해 본다면, 저평가된 개별 기업을 찾아내는 것이 가능할까요? 혹시 이러한 투자원칙이 시장 보다 똑똑할 수 있다는 착각은 아니겠습니까?
- 가치투자는 기본적으로 시장의 비효율성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즉, 매 순간순간 모든 기업들에 대해 시장이 완전 효율적이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우선 시장이 전반적으로 효율적이라고 하여도, 개별 기업별로는 비효율적인 경우가 있습니다. 수많은 기업들이 모두 제 값을 받고 있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또한 투자자들의 생각(perception)과 현실(reality)의 차이가 있을 수 있고, 투자자의 의사 결정과 실제 행위(action) 사이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단기적으로는 효율적인 시장이라 하여도, 장기 투자의 관점에서는 비효율적인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므로 효율적인 시장 이면에는 많은 비효율성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효율성을 바탕으로한 bottom-up 방식의 투자는 설득력이 있는 것입니다.
4. 한국 주식 시장은 ROE를 포함한 여러 수치적으로 타국의 주식시장에 비하여 저평가 되어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시각에 대해서는 어떠한 의견을 가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 같은 산업군 내의 개별 기업을 비교해 보아도 그렇고, 시장 전체의 국가간 비교를 해보아도 분명히 저평가 된 부분이 있습니다. 이야기 하신 것 처럼 ROE 등의 수치로 보아도 그러한 사실은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국 시장 전체의 저평가 여부 자체에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템플턴의 경우는 철저한 bottom-up 방식으로 접근하기 때문입니다. 시장 전체가 저평가 되어 있어도 그 내부에는 고평가 되어 있는 기업이 있고, 시장 전체가 고평가 되어 있어도 개별적으로는 저평가되어 매력있는 기업도 있습니다. 템플턴은 개별 기업에 집중하여 저평가와 고평가의 여부를 판단하기에, 한국 시장 전체의 저평가 여부는 그렇게 중요하다고 보기 힘듭니다.
5. 과거, 특히 외환위기를 겪었던 97년 이후로, 많은 한국 기업들이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경제(기업) 전반의 변화에 대해서는 동의하십니까? 그리고 이 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글쎄요, 저는 하나도 안 바뀐 것 같은데요?(웃음) 하하 아닙니다. 분명히 바뀐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변화가 기업의 자발적인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시장 환경의 변화가 기업들로 하여금 그렇게 변화하도록 만들었다고 봅니다. 즉, 변화하지 않으면, 더 이상 살아 남을 수 없는 시장 조건을 만들었기에 기업이 변화한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무수익 자산을 매각하여 Asset turn-over가 좋아졌습니다. 이에 따라 전반적인 기업들의 ROE도 상승했던 것입니다. 또한 금리가 떨어지면서, 비영업 부분의 상황도 좋아졌습니다. 전반적인 체질개선이 이루어 진 것이지요.
그러므로 이제는 오로지 레버리지입니다. Equity를 줄여가며 레버리지 이펙트를 올릴 수 있는 기업들이 살아남을 것입니다. 또한 농심의 경우 처럼 마켓 쉐어를 올려 가격 결정력을 가지는 것도 더욱 중요해 진다고 생각합니다. 주주 정책이 강조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이러한 시장의 변화에 따라 투자 방법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감에 의존하여 투자하기 보다는 과학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6. 투자를 좋아하고, 이를 연구하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 저의 학창 시절 때만 해도, 주식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시각이 좋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활동하시는 모습이 놀랍기도 하네요(웃음)
주식은 돈 놓고 돈 먹는 시장이 아닙니다.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시장은 좋은 기업에 자금을 제공하는 자본주의의 핵심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러한 역할의 중요성이 시장에서도 인정되고 있기 때문에, 이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보수가 높은 것이 아니겠습니까? 분명 주식시장에 대한 공부는 가치가 있는 일입니다. 오히려 단순 학습에 그치지 않고, 자본 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을 고려하여 사명 의식을 키우는 것도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공부를 할 때에는 너무 실질적인 지표에만 집착하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기업이라는 것은 계속 변화하고, 여러분들이 졸업할 때에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기 쉽습니다. 그보다는 기본이 되는 지식들을 충분히 쌓고 기본적 분석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된다면 CFA 등의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도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데에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이상우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4-08-26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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