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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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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1-17 21:51: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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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분석] 전쟁과 주식
올해 주식시장이 떨어질 때마다 흔히들 이야기하는 요인들 중 하나가 임박한 전쟁의 위기와 이에 따른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일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지난 달 Dow Jones의 일시적인 폭락의 이유 중 하나로도 이라크와의 전쟁 가능성을 들었죠. 또 한 예로 지난 11월 4일 오후, Dow Jones 지수는 3주동안의 상승 모멘텀을 타고 반나절 동안 200포인트 이상 올랐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때 뜬금없이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이라크와의 전투계획 확대방안을 발표하면서 예비군 소집의 뜻을 비추자 두 시간 만에 바로 150포인트 이상 내려가 버렸죠. 이렇게나 주식시장은 전쟁이라는 악재에 대해 민감한가 봅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볼 때, 이런 시기는 가치투자자에게 있어 오히려 매력적인 투자기회를 뜻할 수 있습니다. 당황한 투자자들의 비논리적인 매매에 의해 떨어질 대로 떨어진 주가가 기업의 참된 가치를 왜곡하기 마련이니까요. 특히 미국이 이라크에게 빠르고 확실한 치명타를 먹인다면 주가는 재빨리 상승할 것으로 보입니다. 걸프전쟁 때 S&P 500는 3주 만에 12%이상 하락했지만 전쟁이 빨리 끝나자 한달 만에 다시 17%나 상승했고 그런 무드는 그 후에도 오래 지속되었습니다. 그런 혼란 속에서 시장 바닥을 뒤지면서 보물찾기 하기를 즐기는 가치투자자의 자세는 세계 어딜 가도 마찬가지겠죠?
하지만 만약 전시 상황이 빠르게 진정되지 않고 오히려 확장된다면 장기적인 불황이 예측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불안한 투자자의 맘 속에 약간의 평화나마 가져올 수 있는, 오히려 전쟁 때에 더 높은 수익과 성장을 노릴 수 있는 “안전빵 기업”을 주목하는 것도 좋은 투자아이디어일 수 있습니다. 이런 전시에 더 좋은 결과를 보일 수 있는 업종으로는 석유산업, 방위산업, 그리고 생필품산업을 들 수 있습니다.
석유산업은 전쟁과 중동이라는 지역적 특성에 민감한 대표적인 예이죠. 현재 배럴당 $26선인 원유는 전면전이 시작될 경우 $40이상으로 뛸 테니까요. 물론 이렇게 급격히 느는 수익과 이에 따른 주가 상승은 전쟁이 끝나서 유가가 다시 내려가면 그대로 내려가기 마련이지만요. 즉 장기투자에 알맞은 종목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므로 Exxon-Mobil이나 Chevron-Texaco 등의 대형 정유회사 보다는 오히려 석유 시추 업체가 더 안정성 있는 투자대상일 수 있습니다. 유가 상승에서도 이득을 보지만 더 활발한 시추작업의 시작을 통한 수익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죠.
방위산업 또한 전쟁을 통해 직접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산업입니다. 또한 미국의 소위 “테러와의 전쟁”은 이번 이라크와의 충돌로 끝날 성격이 아니므로 앞으로도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품목일 것으로 예측됩니다. 특히 방위전자산업은 오늘날 미군의 화두라 할 수 있는 보다 가볍고 강렬하고 기술적으로 발달한 무기 개발에 딱 맞는 유망한 업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올해처럼 현기증 나게 오락가락하던 주식시장에서 가장 선전했던 업종은 바로 생필품 제조업입니다. 아무리 경기가 불황이고 전쟁이 임박해도 사람들은 같은 양의 빵도 뜯고 양치질도 하고 두루마리 휴지도 쓸 테니까요. 즉 최고의 안전빵이 될 수 있는 산업이라는 것이지요.
11월 25일 자 Fortune誌에서는 이에 적절한 예로 Newell Rubbermaid(NWL)를 들고 있는데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타파 용기’나 쓰레기통, 못, 망치, 볼펜 등의 생활일용품들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매일 새로운 제품을 하나씩 내놓는 Rubbermaid”라는 말을 들을 만큼 신제품개발과 기술혁신이 뛰어나다고 평가 받는 이 회사가 만들어내는 방대한 물품들은 Wal-Mart나 Kohl’s 등의 대형 유통업체들과 Office Depot, Staples 등의 대형 사무용품 업체 등의 원활한 유통망을 통해 SWL은 매년 70억 달러 이상의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고, 이번 3분기에는 19억 달러라는 사상 최고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비록 21 에서 29 사이를 넘나드는 높은 PER를 가지고 있고, 또한 새로운 회계 방법을 도입하면서 지적재산권 등의 무형자산을 재평가 함에 따라 1분기에 거대한 특별손실을 내기도 했지만, 미국에서는 훌륭한 편인 2.6%의 배당수익과 10% 이상의 순이익 성장률을 예측하는 것을 볼 때 튼실한 회사임이 분명하죠. 이는 곧 SWL와 S&P 500 인덱스의 상대적 수익 비교를 보면 확연히 느낄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볼 때 이런 산업들은 전쟁과 같은 환경적 악재가 닥쳤을 때 더 진가를 발휘하는 품목들인데요, 곤두박질 하는 시장에서 어디 괜찮은 종목들이 없나 궁금할 때, 이런 산업들에서 시작해보는 것, 괜찮은 아이디어 아닐까요?
서울대투자연구회: 박인수 soliloquy8@freechal.com
* 이상우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4-08-2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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